어제 대덕구노인종합사회복지관에서 500여분의 어르신 선배님들과 함께 노인건강문화한마당 행사를 치뤘습니다. 그 자리에서 이 사업에 대한 소개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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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이사장 김성훈입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올해부터 시작한 지역사회 주도형 노인건강돌봄지원사업의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얼마전 일본에서는 87세의 노인이 두 살 아래 부인을 목졸라 살해한 일이 있습니다. 이 남성은 10년 넘게 치매환자인 부인을 돌보다 지쳐서 그랬다고 자백했습니다. 몇 년 전 한국 전주에서도 79세의 노인이 두 살 아래 부인을 목졸라 살해하고 본인도 투신하여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10년 후 2026년, 총 100명중에 24명이 노인인 초고령국가에 진입합니다. 2012년 54만명이던 치매환자수가 그때가 되면 1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하고 그에 따른 비용이 2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인구 100명당 빈곤층이 47명이고 독거노인이 36명이며 혼자 식사하시는 분이 26명으로 건강한 노인은 100명당 4명에 불과합니다. 지금도 이렇게 노인으로 산다는 것이 어려운데 제가 노인이 되는 2036년은 어떻게 될까요?
어쩌면 저는 지금의 어르신들이 부럽습니다. 1972년생인 저는 2차 베이비붐 세대로서 학생수가 많아 가장 치열한 대입경쟁을 치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한국경제는 저성장 혹은 제로성장의 시대에 돌입할 것이라고 합니다. 20년후 제가 65세 노인이 되면 한국사회에 큰 재앙이 올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자식이 하나인 저는 그 아이에게 부양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돈을 많이 벌어놓은 것도 아닙니다. 나라살림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많아 지금수준의 복지혜택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올해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대전광역시, 대덕구청, 유성구청 등의 지자체, 대덕구노인종합사회복지관을 비롯한 법동, 중리 복지관, 유성노인복지관, 그리고 충남대의과대학을 비롯한 의료기관, 그리고 많은 지역 주민단체들과 노인의 건강한 삶을 챙기는 일을 시작한 것은 어쩌면 저의 노후대비를 위한 것입니다.
제 자식이나 제가 모아 놓은 돈으로 노후를 준비하기에도 역부족이고, 국가가 책임줘주기도 어렵다면 저나 제 또래의 친구들은 노후대비를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것은 우리 지역사회가 지금부터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또 실제 그렇게 살아가실 수 있는 마을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첫째, 지역사회 어려우신 노인분들의 건강주치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 복지사, 그리고 이웃주민들이 홀로계신 어르신을 방문하여 안부를 묻고 필요한 조치를 합니다. 둘째, 어르신 건강리더 양성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어르신들이 스스로 건강을 챙기고, 친구 분들을 돌봐드리며, 나아가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하기 위한 주도적인 활동을 하기 위한 일입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을 ‘선배시민’이라고 부르고 종종 어르신이라는 호칭 대신 ‘선배님’이라고 부릅니다. 셋째, 지역의 힘을 모으는 일입니다. 민들레의료사협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지자체를 비롯한 지역사회 많은 기관과 단체, 그리고 주민들의 협동을 조직해서 적절한 서비스가 적절하게 전달되어 사각지대를 없게 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넷째, 지역사회 돌봄체계 구축입니다. 지역주민 서로가 도와주고 보살펴주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청춘은행이라는 봉사은행도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지역사회 구성원 누구나 책임감을 가지고 제도와 시스템을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정책을 만들어 제안하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올해가 1년차 사업이고 앞으로 최장 3년간 이 사업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지원금이 없어진다고 이 사업이 중단되면 안될 것입니다. 앞으로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협동하고 연대하여 우리 지역사회, 우리마을이 어르신들이 안심하고 활력차게 살아가는 마을의 기초를 닦아가야겠습니다.
오래된 느티나무가 언제까지 새 잎을 피울까요? 죽을 때까지입니다. 오래된 늙은 느티나무라고 해서 늙은 잎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젊은 느티나무와 마찬가지로 매년 봄이면 젊은 새 잎을 피웁니다. 가수 노사연의 바램이라는 노랫말 처럼,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오늘 함께 해주신 노인건강문화한마당에 참여해주신 어르신들과 박수범 구청장님, 정용기 국회의원님, 박종래 대덕구의회과 공무원 분들, 무엇보다 현장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대덕구노인종합사회복지관 김형식 관장님, 의료인,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지역주민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 전합니다.
매일 매일 느티나무 처럼 새 잎을 피우는 어르신, 선배님들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