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의 국가예방접종과 관련한 우려와 궁금증을 바탕으로 민들레에서도 논의한 결과를 아래와 같이 알립니다. 관련하여 궁금한 사항은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안녕하세요. 법동 민들레 의원 가정의학과 박지영입니다. 이번주부터 무료접종이 시작된 사람유두종 백신 일명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해 우려를 갖고 계신 분들이 많아 최대한 객관적인 자료들을 모아 검토하고 나준식 원장님, 허애령 원장님과 상의하여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글이 좀 재미없고 딱딱하더라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사람유두종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을 비롯한 성기 사마귀, 질과 외음부 종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입니다. 사람유두종 백신은 이 사람유두종 바이러스 중 16, 18번 등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몇 가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입니다. 사람유두종 백신은 2006년 처음으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므로 장기적인 효과나 부작용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만, 수만 명 단위의 큰 연구들에서 최소 5년이내에 해당 사람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한 자궁경부암의 전구 단계를 90% 이상 막아주는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사람유두종 바이러스는 성적 접촉에 의해 전염되는 바이러스로 이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전에 사람유두종 백신을 맞아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6월부터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 예방접종이 도입됩니다.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는 1억 7천만명 이상, 미국에서는 8천만명 이상이 사람유두종 백신을 맞았으며 이 백신과 관련된 심각한 부작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심각한 부작용이라 함은 사망이나 불가역적인 장애를 일으킨 경우를 말합니다. 이외 확인된 부작용으로는 다른 백신과 비슷한 국소부위 부작용과 실신, 발열, 알레르기 반응 등의 전신 부작용이 있습니다.
요즘 일부 언론에서 돌고 있는 일본의 사람유두종 백신 관련 부작용들은 세계보건기구의 조사 결과 백신과의 관련성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어떤 두 가지 일이 앞뒤로 연속해서 일어났다고 해서 꼭 앞의 일이 뒤에 일어난 일의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일본후생성도 사람유두종 백신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국가지원을 계속 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 통계에 의하면 2014년 기준 유병율 약 46000명, 한 해 사망자수 960명 에 이르는 질환입니다. 어떤 건강 행위를 선택할 때 위험과 이익을 잘 따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사람유두종 백신은 밝혀진 이익이 밝혀진 위험보다 더 큰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사람유두종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서 자궁경부암이 100프로 예방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현재 알려진 바로는 약 70%), 그렇기에 일 년에 한 번씩 시행하는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는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꼭 하셔야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람유두종 바이러스의 경우 다른 접종 대상 바이러스와는 달리 밀접한 성적 접촉에 의해서만 전염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접종의 시기를 늦추거나 접종 자체를 거부한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