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라'의 작가, 김성동 선생이 녹색평론사에서 [현대사 아리랑]이라는 책을 펴내셨습니다.
1979년 소설 만다라가 처음 나왔는데 존재와 근원에 대한 물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12월에 현대사 아리랑을 내셨는데, 이 책에서는 우리 현대사에서 잊혀진 역사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55명의 시대를 앞선 혁명가들의 삶과 죽음을, 박헌영부터 정순덕까지.....
이 땅의 평화를 위하여 싸우다가 역사 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이야기를 개인적인 삶과 잇대어 김성동 선생 특유의 문장으로
하나하나 불러내고 있습니다.
55명의 삶이 불꽃처럼 남긴 평화의 목소리를 들어 봅니다.
현대사 아리랑
『현대사 아리랑』에는 55명의 독립운동가들의 꿈과 이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독립운동가들의 육성을 가능한 한 그대로 옮겨 살려놓아서 혁명가들의 사상과 성정이 왜곡없이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저자는 격랑의 시대에 투사의 삶을 살았던 인물들에 관해 이야기 활극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써내려간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깔린 풍부하고 엄밀한 고증과 치열한 자세는, 우리가 그간의 역사를 바로 알고 현재 한반도의 상황을 인식할 수 있도록 이끈다.
역사의 격랑 속에 몸을 던졌던 개인들의 실존적 진실
우리 현대사의 최대 비극은 식민지〓노예사회로 떨어졌다가, 해방 후 나라 세우기 과정에서 민족 최량(最良)의 인재들이 소외를 강요당하고, 끝내는 패퇴하거나 처참한 희생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이후 남북 양쪽의 역사가 파행을 면치 못하고 있는 근본 원인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또다시 한반도는 전쟁이 운위되는 실로 한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그 결과는 남북 모두의 공멸뿐인데도 지금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근시안적인 탐욕과 어리석음이다. 이것은 결국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편견 없이 역사를 배우려는 겸허한 자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투적인 이데올로기적 인식 틀을 떨쳐버리고, 뛰어나게 양심적인 인간들이 민족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인 대목에서 끝내 좌절하고, 역사의 제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구체적인 경로와 그 의미를 정당하게 음미하는 게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인간적인 성숙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김성동은 작가이지 역사학자는 아니다. 하지만 남다른 이력도 이력이지만, 진실을 캐고자 하는 치열한 정신이나 문헌과 자료를 찾아 읽어내는 역량에 있어서 그는 단연 독보적이다. 오랜 방황과 번민과 가난 속에서도 그는 한순간도 민족사의 비극을 잊어본 적이 없다. 그 첨예한 의식의 산물인《현대사 아리랑》은 공식 사서(史書)에서는 볼 수 없는 내면적 언어로, 역사의 격랑 속에 몸을 던졌던 개인들의 실존적 진실을 핍진하게 드러내고 있다._김종철,「녹생평론」발행인
김성동_1947년 충남 보령 출생. 유가(儒家)에서 한학을 공부하며 성장하였다. 해방후 사변과 이데올로기의 상흔 속에서 방황하다가 1965년 입산하여 지효대선사(智曉大禪師) 상좌(上佐)가 되었다. 1975년《주간종교》종교소설 현상공모에 단편〈목탁조(木鐸鳥)〉가 당선되었는데, 불교계를 비방했다는 이유로 만들지 않았던 승적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1976년 하산하였고, 1978년‘한국문학신인상’에〈만다라〉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독보적인‘조선 문체’로 한국 근현대사와 구도(求道)를주제로 한 문제작들을 발표해오고 있다. 소설집《피안의 새》, 《오막살이 집 한채》, 《붉은 단추》, 장편소설《길》, 《집》, 《국수(國手)》, 《꿈》, 산문집《미륵의 세상 꿈의 나라》, 《생명기행》그리고《김성동천자문》등이 있다.
* 현대사 아리랑은 서울 인문사회과학책방 모임에서 1월의 가장 좋은 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각 책방에서 2권씩 이 달의 좋은 책을 추천하고 추천된 책 중에서 한 권을 선정하여 그 책을 책방에서 독자에게 권하는 것입니다.